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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설은 잘 쇠시고 있으신지...?

by 천광용 2009. 1. 25.

눈이 장난 아니게 오네요.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눈이 남쪽나라에 오니 훅~! 다가 옵니다.
그 덕에 읍내 나와서 집에 들어가는 길이 곤혹스럽긴 합니다.
열심히 논 한가운데 길을 홀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길 운치는 있지만,
어쩌다 들리는 개소리 말고는 적막하네요.
동네 보건소에 걸려있는 "인구감소 해결! 그 꿈의 목표에 도전한다!"가 왠지 목구멍에 컥 걸리네요.
어느 곳은 사람이 박 터져서 문제고, 어느 곳은 씨가 말라 문제고...
암튼 친구 녀석들이 하는 술집도 눈 땜에 대목 재미를 못 보고 있습니다.
저 역시 돌아다니기 싫으니 누군들 돌아다니고 싶겠어요? ㅎㅎ

시골에 왔더니 계속 한우입니다.
울집에서도, 친구 녀석 집에서도...
세발낙지에 석화에 돼지머리에...
배가 터지게 먹고 힘들어하고, 또 먹고 힘들어하고
맛난 음식들이 지천에 깔린 시골이 역시나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다시금 올라가서 또 부비고 살아봐야겠지요?
앞에서 말한 술집하는 친구 녀석이 그러더라구요.
"시골에 있으니 여자 볼일이 없다. 광주에 친구 결혼식 갔다 오는 길에 갑자기 우울증이 생길려고 한다."

역시 음식만 가지고 살 수는 없군요. ㅠ ㅠ

집에 왔더니 새벽에 눈이 번쩍번쩍 뜨입니다.
아버지에게 지청구를 듣지 않으려고도 하지만, 왠지 떠지는군요.
뭐 술을 몽창 먹고 오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아침밥 준비하시는 어머니에, 마당 눈 쓸라고 이불 밖으로 내모는 아버지 덕에 일어납니다.
마당에 눈을 쓸려고 도구를 찾았습니다만 대빗자루만 있고, 눈삽도 넉가래도 없습니다.
그런게 있으면 군대시절 실력발휘를 확실히 할 수 있었을텐데..ㅎㅎ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당 눈을 모두 제거하고 대문 밖과 집옆 골목 초입도 쓸었습니다.
밥값은 한듯하여 기분은 좋았습니다.
아직 내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확인도 했고.
그러나 아버지와 목욕을 하고 오니 날이 너무 따뜻해서 거진 다 녹아있었습니다.
끙~~!! 역시 서울과 달라요!!

오늘은 까치 설이고, 내일이 '우리' 설이군요.
무슨 이유에서인지 올 설부터 집에서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교회를 다니셨어도 그러지 않았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전 왠지 서운한 느낌입니다.
어머니는 편해졌다고 좋아하시지만.
뭐 어쨌든 지금이야 부모님이 하자는데로 하고,
마눌양이 생기면 다시 차례를 지내야겠습니다.
그 때는 함께 해야겠죠? 궁시렁댈 수도 있지만, 사람사는 맛은 내고 살아야죠!!

한달여 2009년의 연습기간이 지났습니다.
어디서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본격적인 새해를 맞았으면 합니다.
모두들 건강제일! 복 많이! 소원성취! 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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