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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tory/나라사랑청년회

영상으로 떠나는 민주화성지 기행 2

by 천광용 2009. 2. 19.


기행, 영상과 만나다!

 



민주화성지 기행은 길사랑끼리만 갔지만, 영상기행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했다. 우리가 잡은 시츄에이션은 영상기행을 온 사람들을 고속버스에 탑승한 여행객으로 설정하고 우리는 각각의 민주화성지를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자기가 맡은 기행지에 대해 조사를 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모으며 준비를 했다. 민주화성지 기행을 다니면서도 기행지 담당자가 설명을 하고, 다른 사람들은 궁금한 점이나 부족한 점들을 이야기하며 영상기행을 준비했다.

 

영상기행은 기행을 직접 가지 않고, 영상을 통해 보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발로 뛰어다니는 기행과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그래서 민주화성지 기행을 다니면서 더욱 현장감을 살리기 위한 노력들을 가미하려고 했으나 처음 시도하는 것이고, 그렇게 영상에 대한 실력이 높지는 않은 상황이었던지라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눈에 띄게 좁히지는 못했다.


아무튼 청년회 사무실에서 빔을 쏘며 프리젠테이션과 동영상, 사진 등을 보여주며, 나름의 맛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설레는 영상기행을 시작했다. 사실 보는 사람들이야 무슨 민주주의 교육방송을 보는 기분일 수도 있으리라. 건 뭐 우리 능력 밖이니 최선을 다 할 수 밖에.. 그리고 그렇게 보이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이고..


민주화성지 기행은 직접 움직인다는 특성상 동선을 중요시했으나, 영상기행은 이미 자료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그럴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유월항쟁부터 2008년의 촛불까지 시대순으로 관련 장소를 묶어서 가이드했다. 길사랑 영상기행 ‘버스’에 탄 손님들은 영상이 보이는 벽을 예의주시했다.


유월항쟁을 맡은 슬기를 시작으로 분신정국을 했다. 그리고 이번 민주화성지 기행과 영상기행이 촛불로 인해 고민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라사랑청년회의 20주년을 기념하는 길사랑의 사업으로 추진한 면이 있고, 나라사랑청년회의 탄생과 걸어온 길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길이었음을 스스로 확인하고 나누기 위함도 있어, 20년 동안 나라사랑청년회와 관련된 장소에 대한 가이드도 있었다. 예를 들면 나라사랑청년회 초기의 청년대동한마당을 벌였던 대학로, 95년 범민족대회 때의 서울대, 국가보안법을 이용한 탄압의 장소 남영도 대공분실, 96연대항쟁 등이었다.

 

그리고 미선 효순, 탄핵 촛불 등을 하고, 한청이 선도적으로 나섰던 국가보안법 폐지 동토 단식, 현재의 촛불까지 이어졌다. 역시 사건 별로 묶으니 민주화성지 기행에서는 분산되었던 조각들이 모아지는 느낌이었다. 또 중간에 승익이 형처럼 오시지 못하는 분들의 사전 영상이나 가이드가 자리에는 있었지만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보는 영상, 그리고 사건의 개요와 의의를 알 수 있는 영상 등을 함께 보니 시너지 효과가 났다.


사실 중간중간 진행 면에서 조금 어설픈 면은 나왔지만, 처음이고 청년회원들 앞이다 보니 무대뽀로 밀고 나갔다. 그래도 대중기행이랍시고 준비한 건데 사실 우리만 보기엔 ‘많이’ 아까운 면이 있었다. 혹시 앞으로도 이런 영상기행을 하게 된다면 많은 대중 앞에서 하면 더 좋겠다. 특히 밤을 새며 촛불을 켜는 현장에서 이런 걸 하면 보는 이들도 유익하고, 청년회 회원확대에도 큰 힘이 되리란 생각을 해 보았다.


무사히 모든 코스를 마치고, 영상기행을 함께 한 사람들과 함께 뒤풀이를 했다. 뒤풀이에서 영상기행에 대해 신선했다는 평가와 나라사랑청년회 20주년을 기념하는 데 있어 길사랑이 새로운 시도로 열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더불어 진행상의 미숙 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번에 시도한 영상기행을 통으로 묶어 정말 교육프로그램 같이 만들어 20주년 행사장에서 틀고 구운 시디를 찾아오신 분들에게 드리려고 했으나 게으름과 능력부족으로 인해 못해서 반성하고 있다. 다음엔 좀 더 세밀하게 계획을 짜고 적시에 나올 수 있도록 해야겠다.


민주화성지 기행이라는 다소 재미없어 보이고, 생소한 기행에 더 새로운 시도를 얹었던 영상기행. 시작은 무슨 생각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해 놓고 보니 그 성과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먼저 민주화 성지라고 다녔던 곳에서 늘상 투쟁장소로써의 느낌뿐만 아니라 역사성과 감동이 함께 다가 왔는가하면, 영상기행이라는 새로운 기행을 접하면서 기행방식의 다양성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었다. 또한 우리가 가이드라는 생각으로 준비해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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