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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論하다

집권이 멀어진다.... 가슴 아프게

by 천광용 2009. 9. 18.
제목을 다는 게 어렵다.

'우린 백날해도 집권 어렵다'
'민주노동당, 민주당 세력 이길 수 있나?'

뭐 이런 비스무리한 느낌으로 달고 싶었으나 적절히 배합이 어려웠다.
암튼 집권은 우리(민주노동당)에게 먼 훗날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혹은 없거나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측으로 꺾은 노무현!
그의 죽음이 안타깝기 그지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고, 감정이며 슬픔이다.
그러나 그가 '내'게는 일종의 배신감을 주었다는 점은 변치 않는다.
그러하기에 노무현에 대한 슬픔은 한없는 그 무엇이 아닌 '애증'이며, 때론 그에 대한 '분노'로 표출될 때가 있다.

노무현은 그렇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또 뭐란 말인가?
'범 민주당세력'으로 보이는 편하게 민주세력, 개혁세력이라는 두루뭉실한 말로 치장한, 혹 이런 평가에 발끈하다면 그저 '친노', '노빠'.... 시민주권모임이나, 친노신당, 이런 노무현 강독회 등을 통해 세를 규합해나가는 그들. 아니 뭐 아무래도 좋다. 민주노동당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람들은 아니니.. 반 이명박 전선에서야 둘도 없는 동지임에는 틀림없는 그들이지만.



노무현 강독회 : "노 대통령 서거 이후 정치인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우리 공부합시다"

노무현의 '정치적 타살'에 대한 비분강개가 정치를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뻗쳤을 것이다. 우선 이대목.
노무현은 우리 정치사에서 독특한 3가지 이력을 갖고 있다. 첫번째가 정치인 최초의 팬클럽이 있었다는 것이고, 대선 때 자발적인 지지자들의 돼지저금통 모금이 있었고, 인터넷이 만들어낸 최초의 대통령이었다. 어떻게 보더라도 그는 현대 정치가 낳은 '스타'다. 그런 스타를 보며 또 다른 스타를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간다는 점. 그 점이 너무 부럽다.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 그런 매력을 가진 사람이 민주노동당에도 있었으면 한다. '강기갑'이 있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나역시 "우리에게 강기갑이 있습니다."고 소리치겠다. 그러나 뭔가 허전함이 있음은 솔직한 마음이다.


정치를 바로 잡으려고 보니 썩어 문드러진 것만 같은 정치바닥에도 '실력'이 필요함을 느꼈을 것이다.
정치가 상대방과의 비무를 겨루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니 당연히 실력이 필요하다. 이건 뭐 세살짜리 얘들도 하는 소리다. 그런데 그것을 '실천'으로 옮긴다. 누군가를 본받고 그 정신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이 경이로운 과정. 기세.

"우리 공부합시다!"를 보는 순간, 머리가 띵하고, 민주노동당의 집권은 어렵다 혹은 세게 말해서 없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래서 가슴 찢어지게 아프다. 인정하기 싫은데 인정해야 하는 지금. 한나라당은 금방 넘기는 어려워도 민주당이야 조만간 넘어서지 않겠냐고 호언장담을 했던 지난 시절이 부끄러울 정도다.

거북이(민주당 세력)는 아킬레우스(민주노동당) 앞에서 열심히 가고 있다. 무서운 속도로 쫓아가고 있는 우리지만 꾸준히 장기레이스를 펼치면 언젠가 거북이를 제치는 순간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 전에 나가 떨어지거나 갑자기 앞서던 거북이가 '닌자거북이'로 변신해 아킬레우스보다 더 빨리 나가버리는 것만 같다. 어떻게 어떻게 이 사람들을 이길 수 있을건가? 과연 우리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하며 실력을 키우고 행동하고 있나? 한없이 부끄럽기만 하다.


그리고 벽이 더 높게 느껴지는 것은 이들의 '기획'이다.
얼마 전 '천정배의 민생포차'(http://blog.ohmynews.com/skymad1/298078)를 보면서도 살짜쿵 느낀 거지만, 이들이 사람의 마음을 유혹(?)하는 기술은 훔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또한 그 과정까지 너무나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억지로 사람의 마음을 끌어낸 당위에 의한 모습이 아니다. 그야말로 '사람'이 좋아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자발성들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리고 그것을 무리없이 이끌어내고, 노무현을 따라 배우는 공부를 기획하는 이 모습이 과연 민주노동당에서 나타날 수 있을까?


그러나 지지 않겠다!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측으로 가는 것은 그들의 한계다.
좌측 깜빡이를 켜고 정확히 '좌측'으로 가는 것은 우리의 장점이다.
속이지 않겠다. 배신하지 않겠다.

그리고 우리가 좌측으로 가든 우측으로 가든 관심없는 세상이 아닌
정확히 '국민들의 힘으로, 국민들과 함께' 좌측 깜빡이를 켜고 좌측으로 가는 세상으로 가겠다.
'공부'해야겠다. '실력'을 키워야겠다.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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